개인용 PC 환경도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성능에 기반해 게임 또는 사무용 등의 용도로 PC가 세분화 되었다면 이제는 성능에 더해 ‘보여지는 것’에도 중점을 두는 경우가 많아졌다.
특히나 이러한 PC의 비주얼적인 튜닝은 가까운 PC방을 가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대중화가 되어 가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이러한 ‘외적인 표현’이 현재는 PC 본체에만 머무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최근에는 게이밍 제품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마우스나 키보드에도 어느 정도 투자를 하는 양상을 볼 수 있지만 이 역시 성능에 중점을 둘 뿐 확실한 미관에 투자를 하는 경우는 드물다.
‘글로리어스’ 사의 ‘GMMK’ 키보드 시리즈는 이렇듯 화려한 튜닝 PC 생태계에서도 어느 정도 소외되고 있는, 그리고 단순히 LED 라이트가 전부인 대부분의 키보드 시장에서 확실하게 자신만의 비주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제품이다.
사실 PC를 사용할 때 본체를 주의 깊게 보는 경우가 얼마나 되는가. 반면 키보드만큼 자주 보는 기기가 있을까. 오늘 소개할 ‘글로리어스 GMMK 3 PRO HE 75%’는 멋지게 세팅한 튜닝 PC와도 잘 어울리고 게이머를 위한 실용적인 측면까지 갖춘 제품이다. 심지어 다양한 커스터마이징을 통해 지루할 틈이 전혀 없는 제품이기도 하다.
물론 일반적인 키보드에 비해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맞다. 하지만 튜닝 PC 세계에서 하나에 3,4만원 하는 LED 쿨러를 몇 개씩 구매해 장착하는 것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고려해 볼만 한 선택인 것도 맞다.
- 기본 사양
이번에 출시된 글로리어스 ‘GMMK 3 PRO HE’는 기존에 출시된 ‘PRO’ 모델과 ‘HE’ 모델의 특징을 모두 갖춘 제품이다.
PRO 모델은 기본 모델에 CNC 알루미늄 하우징이 장착되어 있는 제품이며, HE 모델은 기본적인 기계식 스위치 외에 자석식 스위치 두 종류 모두를 사용할 수 있고 최대 8000Hz 폴링레이트가 가능하다. 그리고 ‘GMMK 3 PRO HE’는 이 두 가지 모델의 특징을 모두 갖추고 있다.
참고로 폴링레이트는 기기간의 데이터 교환속도를 의미하는 말로 이 제품의 8000Hz는 1초에 8000번의 데이터를 교환한다는 의미이며, 상당히 높은 수치다. 그만큼 입력 지연이 덜 하다는 의미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끝에 위치한 75%의 의미는 키보드의 사이즈를 의미한다. 100%는 풀 사이즈 키보드를, 65%는 기본 자판에 방향키만을 포함한 모델이다.
75%의 경우는 일반적인 텐키리스 키보드의 키 구성을 가지지만 실제 키보드 사이즈는 이보다 작다. 이는 일반적인 텐키리스 방식의 키보드에서 방향키 및 위쪽의 9개 키를 좌측의 기본 배열에 밀착시켜 길이를 줄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반적인 텐키리스 키보드에 비해 길이가 약 3CM정도 짧다. 대신 일부 키들이 빠져 있는 구조다.
이런 식으로 키 배열이 되어 있다
키보드의 기본적인 색상은 블랙 및 실버로 구성되지만 이것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완벽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제품 답게 제품 주문 시 하우징의 재질 및 스위치의 종류, 각 키의 색상까지 모두 개별적으로 선택해 구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스위치와 키캡이 없는 베이스 상태의 키보드로도 주문할 수 있다. 이 경우 자신이 원하는 스위치와 키캡을 구입해 자신만의 스타일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물론 앞서 언급했듯이 주문 시 자신이 세부적으로 설정이 가능한 만큼 이미 조립되어 오는 제품을 구매할 수도 있다. 유선 및 무선 모델 선택도 가능하다.
결론적으로 지금 소개하는 ‘GMMK 3 PRO HE 75%’ 제품은 검은 색의 디폴트한 색상에 기본 키캡, 그리고 CNC 알루미늄 하우징과 기계식 및 자석식 스위치를 사용할 수 있으며, 텐키리스 형태의 키보드인 셈이다. HE 모델의 경우는 기본적으로 ‘리니어 자석식 게이밍 스위치’가 장착되어 있다.
스테빌라이저는 일반적인 체리식 형태를 사용한다.
키보드의 무게는 상당히 무겁다. 일반적으로 무겁다고 생각되는 정도의 무게보다 더 무거운 느낌이며, ‘이 정도면 되겠지’ 하는 정도의 힘으로 들면 꿈쩍하지 않는 키보드를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
- 제품 구성
‘GMMK 3 PRO HE 75%’ 모델은 기본적으로 키보드와 더불어 키감을 체험할 수 있는 다른 종류의 기계식 샘플 스위치, 그리고 윈도우 및 맥 공용으로 사용 가능한 만큼 맥용 교체 캡이 포함되어 있다.
커스터마이징에 충실한 제품 답게 별도의 드라이버와 나사 등이 제공되며, 간단한 키캡 제거 방법 등이 설명되어 있는 카드가 동봉되어 있기는 하나 제품 설명서는 패키지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설명서는 동봉된 QR코드를 통해 인터넷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좌측과 우측에 LED 바가 위치해 있고 우측 상단에는 원형의 조절 노브가 자리 잡고 있다. 그 왼쪽에는 금속 재질의 장식이 위치한다. 참고로 이 장식 역시 자석식으로 부착이 되어 있는 만큼 손쉽게 탈착이 가능하고, 색상 역시 선택 구매할 수 있다.
위쪽 면에는 USB 타입C 포트가 있고, PC와 맥킨토시 선택이 가능한 스위치 등이 자리잡고 있다. 좌측에는 설정 프로필(1~3)을 기계적으로 변경할 수 있는 스위치가 있다. 다만 키보드와 연결되는 손 받침대가 별도로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필요시 직접 구매해야 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75% 모델의 경우 변형된 텐키리스 배열을 사용하고 있는 만큼 우측 키 배열이 상당히 낮선 세로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일부 키가 빠져 있는 80키 형태 구성이기 때문에 익숙해지는데 조금 시간이 걸릴 것으로 생각된다.
기본적인 키의 크기나 간격은 일반적인 키보드와 비슷하지만 우측 상단에 조절 노브와 장식이 위치함에 따라 펑션 키의 간격은 일반적인 키보드에 비해 조금 좁다. 다만 그 차이가 엄청나게 큰 것은 아니고, 펑션 키 역시 자주 사용하는 것이 아닌 만큼 불편함은 적다.
- 실제 사용 느낌은?
앞서 언급했듯이 이 제품에는 제조사인 글로리어스에서 생산한 ‘리니어 자석식 게이밍 스위치’가 기본 적용되어 있다. 일반적인 기계식 스위치와는 조금 느낌이 다른데, 논클릭 방식이다 보니 느낌은 적축이나 광축과 비슷하지만 보다 부드러우면서도 무게감이 느껴지는 차이가 있다.
‘리니어 자석식 게이밍 스위치’를 사용해 본 후 집에 있는 청축 및 갈축을 타이핑해 본 바로는 저절로 이 제품 키감에 매료될 만한 정도다.
여기에 자석식 스위치의 경우 세 가지의 세밀한 조절이 가능하다. ‘액츄에이션 커스터마이징’은 한 마디로 키를 눌렀을 때 어느 정도 깊이에서 키 입력이 가능한가를 설정하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 빠르고 긴급하게 사용하는 키의 경우 이러한 액츄에이션을 낮게(최소 0.1mm에서 최대 4mm) 설정하면 그만큼 키를 약하게 눌러도 바로 입력이 된다. 반대로 액츄에이션을 최대로 설정할 경우에는 실수로 해당 키가 살짝 눌리게 되더라도 키 입력이 되지 않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전용 프로그램을 통해 세밀하게 조정이 가능하다
특히나 이러한 액츄에이션을 낮출 경우 보다 빠른 키 입력이 가능해진다. 물론 시간으로 친다면 100분의 몇 초 정도의 차이에 불과하겠지만 키보드 자체의 입력 반응 속도가 상당히 빠른 편인데 이러한 액츄에이션에 의한 플러스까지 감안하면 나름 유의미한 차이가 만들어진다. 물론 이를 사람이 느끼기는 쉽지 않지만 말이다.
실제로 액츄에이션 조절 후 타이핑을 해 보면서 속도에 상당한 만족감을 느꼈다. 여타의 키보드처럼 꾸욱 누를 필요도 없이 어느 정도의 힘만 가해도 입력이 될뿐더러 속도 역시 미세하지만 더 빠르다는 것이 느껴졌다.
‘래피드 트리거’ 세팅은 보다 정확한 조작을 위해 필요한 기능이다. 통상적으로 키를 눌렀다 뗄 경우 일정한 위치까지 자동적으로 키가 올라오면서 특정한 ‘리셋 지점’을 통과하게 된다. 리셋 지점을 통과한 후에 다시 키를 입력해야 동일한 키의 재 입력이 가능해진다.
래피드 트리거 기능은 이러한 리셋 지점을 임의로 변경할 수 있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 리셋 지점을 0.1mm로 설정할 경우 키 입력 후 손을 떼면 즉시 리셋되어 다음 키 입력이 바로 가능하다. 또한 방향키처럼 장시간 누르는 키의 경우 리셋 지점이 짧아지면 키를 떼는 순간 즉시 해당 지점으로의 이동이 멈춘다.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이 가능한 기능인 셈이다.
리니어 자석식 스위치가 기본 장착되어 있다
마지막은 ‘다이나믹 키 스트로크’ 기능이다. 상당히 유용한 이 기능은 하나의 키로 최대 4가지 키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방향키에 키 스트로크를 2mm 까지는 일반적인 방향키 기능을, 그리고 그 이후 스트로크 깊이가 유지될 경우 시프트 키의 역할을 넣는다면 게임 시 2mm까지의 약한 입력에는 단순한 해당 방향으로의 이동이 되지만 보다 강한 힘으로 스트로크를 깊게 입력할 경우에는 이동에 시프트 키의 효과(통상적인 게임에서의 달리기 기능)가 추가되어 해당 방향으로의 달리기가 실행된다.
이러한 복합적인 형태와 달리 해당 스트로크 깊이에 따라 개별적인 키 값만 나오도록 하는 설정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약하게 누를 때는 1번 스킬, 강하게 누를 때는 2번 스킬을 사용하도록 한다면 강하게 누를 때 위에서처럼 두 가지 기능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해당 구간에 설정된 키만 입력이 된다.
이는 스트로크를 누를 때 뿐 아니라 손을 떼고 눌렸던 키가 다시 복구되는 상황에서도 설정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1.5mm 위치를 기준으로 누를 때 1,2번 스킬을, 그리고 키가 올라오는 시점에서 다시 1.5mm 기준으로 3,4번 스킬을 설정한다면 해당 키를 한번 누르고 떼는 과정으로 4개의 스킬을 연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두 가지 패턴과 키를 어떻게 조합하는가에 따라 상당히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며, 매크로 형태가 아닌 물리적인 방식인 만큼 보다 안전하다는 특징이 있다. 게임을 주로 하는 이들이라면 상당히 도움이 되는 기능이다.
- 다채로운 활용이 가능한 전용 프로그램
전용 소프트웨어는 키보드에 관한 전반적인 세팅이나 정상적인 동작이 가능한지를 확인할 수 있다. 위에서 언급했던 다양한 기능 설정과 조명 외에도 ‘폴링 레이트’ 및 입력 지연 시간 등을 설정할 수 있으며, 매크로 및 단축키 같은 요소들도 설정 가능하다.
또한 전용 소프트웨어에서 저장한 3개의 프로필은 키보드 상단의 스위치 포트에서 스위치를 조작하는 것으로 빠르게 변경할 수 있다.
키보드 자체가 커스터마이징에 특화되어 있는 제품인 만큼 교체한 스위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테스트가 가능한 메뉴도 준비되어 있다. 이를 통해 각각의 스위치가 제대로 장착되어 있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 핵심은 역시 커스터마이징
‘리니어 자석식 게이밍 스위치’를 활용한 다채로운 기능 및 게이밍 키보드라는 말에 어울릴 만한 고급 기능들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사실상 이 키보드의 백미는 바로 커스터마이징이다.
서두에도 언급했지만 이 키보드는 무한한 커스터마이징을 제공한다. 단순히 특정 키의 LED 색을 개별적으로 지정할 수 있다거나 특정 키만 특정 스위치로 변경하는 평범한 수준이 아니다. 글로리어스에서 판매 중인 다양한 키캡과 케이스를 원하는 형태로 조합해 10억 종류 이상의 다양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기본적인 제품 상태
키캡의 경우 색상과 종류에 따라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고, 키캡의 높이도 다르다. 어떤 바디에 어떠한 키캡을 어떻게 조합하는가에 따라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자신의 키보드가 만들어진다. 심지어 분리가 가능한 메탈 장식 역시 다양한 종류로 선택할 수 있다.
아래의 경우는 기본적인 블랙 디자인의 ‘프리빌트’ 제품에 직접 글로리어스 ‘POLYCHROMA RGB’ 키캡을 일부 적용한 것이다. 이런 식으로 다양한 키캡을 구입해 직접 키보드 커스터마이징을 할 수도 있고, 글로리어스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만의 세부적인 세팅을 선택해 커스터마이징 되어 오는 제품을 구입하는 것도 가능하다.
일부 키에 ‘POLYCHROMA RGB’ 키캡을 장착한 모습
물론 다양한 키캡, 그리고 하우징을 적용할수록 금전적인 부분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정도로 커스터마이징을 지원하는 키보드는 사실상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보다 미적인 PC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글로리어스 GMMK 3 PRO HE 75%’ 제품은 글로리어스 키보드 제품군 중에서도 가장 비싼 축에 속하는 제품이다. 실제 국내 정식 유통사에 의해 판매되는 가격도 40만원 이상을 호가하고 있고, 커스터마이징을 통해 추가적인 케이스나 키캡을 구입한다면 그 이상의 지출을 각오해야 한다.
하지만 이 제품은 가성비 제품이 아니다. 그만큼 일반적인 PC 고객층 보다는 PC 튜닝 및 커스터마이징에 어느 정도 ‘지출’이 가능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고, 이러한 이들에게는 상당히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제품이다.
이미 최상급 그래픽 카드가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상황에서 키보드에 보다 많은 지출을 하는 것도 이상하지는 않다. 심지어 특정 제조사의 PC 케이스는 70만원 이상의 제품도 많다.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키보드를 소유할 수 있고, 각종 키캡의 색이나 하우징까지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으로 세팅할 수 있다는 점, 심지어 자석식 스위치를 활용한 기능을 통해 게임에 특화된 키보드로의 활용도 가능하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을 수 있다.
만약 사용 가능한 재정이 한정적이라면 순수하게 탑 티어 급 ‘게이밍 키보드’로서의 기능을 보고 구매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다양한 디자인의 키캡을 활용한 커스터마이징의 경우 금전적인 지출이 필수적이지만 일반적인 형태로 조합되어 판매되는 ‘프리빌트’ 제품을 선택한다면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