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부터 수많은 이변과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이제 막 4주차 경기를 끝낸 시점에서 ‘광동프릭스를 이긴 T1을 이긴 한화생명e스포츠를 이긴 kt롤스터를 이긴 광동 프릭스…’ 처럼 각 팀 간에 물고 물리는 승패 결과가 이어지면서 중반 이후의 판도를 예측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특히 4주차 경기에서 디플러스 기아가 한화생명e스포츠에 승리하고 kt롤스터 또한 젠지를 잡아내면서 상위권과 중위권의 순위 경쟁이 매우 치열해진 상황이다. 상위권 팀이라고 해서 중위권 팀에게 반드시 승리한다는 보장이 없고, 중위권 팀 역시 1,2위 팀에게 승리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그만큼 어느 한 팀이 확 치고 나가는 그림이 그려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며, 각 팀 간의 승패 역시 하위권을 제외하면 매우 촘촘하게 구성되어 있다. 상위권 두 세 팀이 다른 팀들을 큰 차이로 벌리며 레이스를 펼치던 22시즌과는 확연하게 다른 양상인데, 이대로라면 상위권과 중위권의 싸움이 치열했던 21시즌의 모습이 재현될 듯 보인다.
어찌 보면 하위권 팀들을 제외하고 각 팀의 실력이 평준화 되었다고도 할 수 있을 듯 한데, 이것이 상향 평준화인지, 아니면 하향 평준화인지는 이후 진행될 MSI를 통해 확인해 봐야 될 것 같다.
어쨌든 아직까지 스프링 시즌 우승 후보도, 각 팀의 순위도 안개 속에 있지만 이제 1라운드도 다섯 경기만을 남겨 둔 상황에서,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6개 팀은 얼추 확정이 된 듯 보인다.
중 후반 레이스에서의 변수는 있겠지만 이들 외의 팀들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가능성은 상당히 낮지 않을까 싶다. 게임샷에서는 플레이오프 진출이 유력한 6개 팀들의 현재 실력과 이후 전력 상승을 감안해 미리 보는 스프링 시즌 순위를 만들어 봤다.
1위 - T1
T1은 사실 가장 문제가 없는 팀이다. 어찌 보면 하위권 팀에게도 압도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등 절대적인 강자의 포스가 사라진 느낌도 있지만, 이는 T1이 성적에 연연하기 보다는 스프링 시즌을 성장하기 위한 발판으로 생각하고 플레이 하고 있기 때문이 크다.
실제로 22 스프링 시즌에 전승 우승을 하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음에도 서머 시즌에 젠지에게 밀리며 결국 2인자로 남게 된(심지어 롤드컵에서도 2인자) 이력이 있다 보니 확실하게 실전에서 다양한 조합과 전술을 활용하는 플레이가 되어 버린 듯 하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완전한 즐겜픽은 아니며, 이러한 시도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더 익숙해질 수도 있다. 다만 이러한 와중에 두 세 경기 정도는 더 패배할 가능성이 열려 있지만, 그 이상 패배하는 그림은 그려지지 않는다.
구마유시가 그다지 좋은 폼은 아닌 듯 하나 제우스가 건재하고 페이커 또한 변함없는 팀플레이를 하고 있다. 체급이 높은 젠지나 한화생명e스포츠 등의 팀에게는 이러한 현재의 운영이 다소 쉽지 않은 듯하지만(과거 젠지와의 경기 때는 이러한 운영을 하지 않았던 시기다) 그 외의 팀에게는 아직도 충분히 강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위 – 젠지
이전 경기에서 kt롤스터에게 패하기는 했으나 사실 상 무기력하게 패한 경기라기 보다는 kt롤스터가 잘 한 경기였다(물론 젠지를 잘 아는 리헨즈도 큰 몫을 했다고 생각한다). 불안한 바텀 라인 등 부정적인 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확실한 체급과 탑 미드의 안정성 등을 생각할 때 적어도 2위권을 지켜내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 경기에서까지 kt롤스터에게 패배할 것 같지도 않고 말이다.
전력 자체만 본다면 T1보다는 조금 낮다. 워낙 T1 자체가 팀 웍이 좋다. 그러한 반면 젠지는 아직 신예들을 데리고 경험치를 먹여야 하는 입장이다 보니 여유가 없다. 만약 룰러가 건재했다면 1위 자리는 젠지가 차지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확실히 22 서머 시즌과 비교하면 팀 전력이 하락했다. 페이즈가 상당히 잘 해 주고 있기는 하나 신인이라는 한계성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고, 딜라잇은 보다 경험을 쌓아야 할 듯 보인다. 도란과 피넛은 분명 잘 해 주고 있기는 한데 무언가 상대를 압도하는 느낌이 없다고 할까.
쵸비는 한화생명e스포츠 시절을 넘어서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뭐랄까 확 만개할 것 같은데 그 문턱에서 멈추어 있는 인상이 강하다.
어쨌든 젠지는 강팀이다. 생각보다 아쉬운 부분은 있지만 다른 팀들에게 쉽게 패배할 팀도, 중상위권으로 내려갈 팀도 아니다.
3위 - kt롤스터
1라운드 마지막 경기는 리브 샌드박스 대 T1 경기를 제외하면 중상위권 팀들이 모두 하위권 팀과 붙게 된다. 만약 실력에 따라 이변 없이 결과가 나온다면 리브 샌드박스와 디플러스 기아, 그리고 kt롤스터가 모두 6승 3패를 기록하게 되며, 한화생명e스포츠는 5승 4패로 한 게임 뒤진 상태가 된다.
어찌 보면 2라운드의 결과에 따라 어느 팀이 3위를 기록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듯하지만 그 중에서는 kt롤스터가 앞서 있다. 현재의 폼도 그렇고 최근에, 그것도 강팀을 상대해 올린 승수가 많기 때문이다.
kt롤스터는 분명 상하의 기복이 큰 팀이다. 광동 프릭스에게 패배했음에도 젠지에게 승리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광동 프릭스 전 패배 이후 팀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기복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이후부터 그냥 각성한 셈이다.
실제로 이전까지 농심 레드포스 및 경기력이 바닥이었던 한화생명e스포츠에게만 승리했고 다른 중위권 이상 팀들에게는 모두 패했던 팀이 광동 프릭스 전 이후로 3연승을 달리고 있다. 그것도 하위권 팀들이 아닌 디플러스 기아와 브리온, 젠지 등 자신보다 순위가 비슷하거나 높았던 팀들을 상대해서 말이다.
이는 분명 의미하는 바가 크다. 어찌 보면 팀 운영에 눈을 뜬 것이고, 선수들의 폼도 상당히 올라왔다. 특히나 기인은 kt롤스터 전력 상승에 효과적인 영입이었다고 생각되며, 에이밍 또한 점점 작년의 모습을 회복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까지 비디디가 제 몫을 하지 못하고 있고, 커즈 자체의 체급이 높지 않다 보니 확실한 강팀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2라운드에서도 부정적인 부분보다 긍정적인 부분이 보다 많은 팀이다. 확실히 작년보다 체급도 높아졌다.
간간히 팀이 무너지는 경기가 나올 수는 있어도 꾸준히 그럴 것 같지는 않은 팀이다. 최상위권 등수까지는 비비기 어려워도 중상위권에 자리하기에는 충분한 실력을 갖췄다. 무엇보다 이번 스프링 시즌이 물고 물리는 대진 결과가 나오고 있고, 중상위권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기에 강팀에게 강한 kt롤스터가 순위 싸움에 유리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된다.
4위 - 한화생명e스포츠
사실 상 디플러스 기아와 한화생명e스포츠 중 과연 어느 팀이 4위에 안착할 것인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 두 팀 모두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한다면(아마도 무난한 승리가 예상된다) 결과적으로 한 경기 차이에 불과하고, 이는 충분히 2라운드에서 뒤집어질 수 있는 승차다.
단 한 경기 차이기는 하지만 분명 현재 승수도 높고 득실 차에서도 디플러스 기아가 압도적이다. 그러나 디플러스 기아는 현재의 모습에서 더 잘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고, 한화생명e스포츠는 적어도 1라운드보다 2라운드가 더 기대되는 팀이다. 지금보다 더 나빠지지는 않을 듯하기에 한화생명e스포츠의 4위를 조심스럽게 예측해 본다.
한화생명e스포츠의 이후 매치는 참으로 평탄하다. 1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포함해 2라운드 첫 4경기까지 총 5경기 동안 강팀, 심지어 중위권 팀을 전혀 만나지 않는 대진이다(가장 높은 순위의 팀이 브리온이다).
이는 팀 웍과 운영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한화생명e스포츠에게 상당한 호재다. 만약 2라운드 초반에 리브 샌드박스처럼 강팀들을 만나는 대진이었다면 자칫 팀 자체가 무너질 수도 있었겠지만, 약팀들을 상대로 실전을 치루면서 자신들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가는 충분한 시간이 확보된 만큼 팀 자체가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이와 더불어 많은 승리를 거두며 팀 전체의 사기도 높아질 수 있다.
2라운드 중반부터 중상위권 팀들을 상대하는 만큼 보다 성장한 상태에서 좋은 경기를 펼칠 것으로 보이는데, 이후의 경기에서 두 경기 이상만 잡아 준다면 충분히 4위권 진출도 가능하다. 만약 보완을 하지 못한다면 6위권으로 추락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다만 지난 T1전에서 습득한 전략은 자신의 살로 온전히 만들지 못한 듯하다. 특히 패배한 디플러스 기아 전은 초기의 한화생명e스포츠로 돌아간 느낌이었는데, 클리드는 그다지 성적이 좋지 않았던 세주아니를 1,2세트 선택하며 큰 활약을 하지 못했다.
킹겐 역시 아쉬움이 큰 플레이를 하는 중이다. 킹겐은 분명 고점이 높지만 잘 하는 챔프가 상당히 적다는 것이 문제다. 어찌 보면 밸런스를 생각해 무난한 챔프를 선택하기 보다는 차라리 T1전처럼 잘 하는 챔프로 플레이를 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 수도 있을 듯 하다. 특히나 나르와 크산테는 안 하는 것이 나을 듯하다.
클리드와 라이프도 문제다. 라이프는 올 시즌 태업이라고 해도 이해가 갈 만한 베릴(K/DA/ 2 이하)을 제외하면 비율이 3 이하로 모든 서포터 중 최 하위 K/DA를 기록 중이고, 클리드는 T1전 이후 좋은 움직임을 보여주다가 디플러스 기아전에서 캐니언에게 서열 정리를 당하며 한계를 보여줬다.
한화생명e스포츠는 현재 정글러 평가에서 상위권에 드는 캐니언과 피넛, 윌러를 보유한 팀에게 모두 패했다. 그만큼 아직은 유기적인 플레이가 잘 되지 않는다는 뜻이며, 정글러와 서포터의 차이가 크게 작용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순위를 높게 보는 것은 바로 체급이다. 현재 LCK에서 미드와 원딜의 총 합이 한화생명e스포츠보다 좋은 팀은 없다. 이름값도 출중하고 팀 또한 어차피 바닥에서 시작해 더 나빠질 것도 없다. 여기에 대진 편성도 좋으니 긍정적인 부분들이 훨씬 많다. 덧붙여 지금보다 더 바이퍼에게 집중해 몰아준다면 성적이 더 좋아질 것이다.
5위 – 디플러스 기아
예상이기는 하지만 디플러스 기아가 5위에 이름을 올릴 날이 올 줄은 몰랐다. 망한 22 시즌에도 3위를 수성하며 자존심을 지켰고, 20, 21 시즌에는 LCK를 호령하던 디플러스 기아다.
디플러스 기아의 문제는 구멍이 많다는 점이다. 물론 이는 상위권에만 해당되는 말이겠지만 탑과 미드는 확실히 상위권 팀이라고 하기에 부족함이 많으며, 쇼메이커는 해가 거듭될수록 실력 하락이 눈에 두드러진다.
거금을 들여 영입한 데프트는 분명 자신이 해 줘야 하는 만큼은 하는 선수다. 하지만 S급은 분명 아니다. 22 롤드컵에서의 활약도 그러했고 올 시즌 활약도 그렇다. 현재의 디플러스 기아는 캐니언에, 캐니언에 의한, 캐니언을 위한 팀이다.
다행스럽게도 한화생명e스포츠 전에서 승리하면서 체면 치례를 하기는 했지만 스프링 시즌 전 평가와는 달리 T1과 젠지와의 전력 차가 크다. 현재 폼으로는 kt롤스터를 넘어서기도 쉽지 않다.
2라운드에 접어든다고 해서 뚜렷하게 긍정적인 요소들이 보이지 않는 것도 문제다. 쇼메이커와 칸나는 분명 에이징 커브에 돌입한 모습이고, 데프트는 과거 고스트처럼 고점과 저점이 상당히 낮은, 평균 값을 하는 선수다 보니 변수 창출이 어렵다.
1라운드의 결과도 그렇다. 현재와 완전히 폼이 달랐던 리브 샌드박스전을 제외할 경우 중위권 및 상위권 팀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것은 한화생명e스포츠 전이 유일하다. 그만큼 체급에서도 밀리고 팀 전력도 안정적이지 않다.
결론적으로 디플러스 기아의 2라운드 역시 1라운드와 비슷한 흐름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이며, 리브 샌드박스 및 한화생명e스포츠의 경기 결과에 따라 최대 4위, 밑으로는 6위까지도 떨어지지 않을까 싶다.
리브 샌드박스와 한화생명e스포츠, 디플러스 기아는 상대 전적에 따라 4~6위의 순위 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그만큼 팀 간 경기가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생각된다.
6위 – 리브 샌드박스
리브 샌드박스의 초반 돌풍은 적어도 디플러스 기아와의 첫 경기 결과로는 전혀 짐작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후 물 오른 실력으로 승리를 거듭하더니 젠지전을 패한 것 외에는 전승을 기록하며 6승 2패로 2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이 상황이 그대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당장 다음 경기가 T1과의 경기로, 승리보다는 패배할 확률이 보다 높고(그나마 T1이 여러 실험을 계속 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반드시 패한다고 할 수는 없다), kt롤스터 및 한화생명e스포츠의 전력이 초반보다는 상승했기에 2라운드에서 이들에게 또 다시 승리한다는 보장도 없다.
실제로 현재의 kt롤스터와 경기한다면 승리보다는 패배할 가능성이 더 높다. 리브 샌드박스의 문제는 강팀에게는 확실히 패배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kt롤스터가 젠지에게, 한화생명e스포츠가 T1에게 승리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리브 샌드박스는 어떻게 봐도 최대 4위, 현실적으로는 중위권 정도의 위치로 회귀할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체급 자체가 너무 낮다. 분위기에 의해 좋은 성적을 내고 있기는 하나 초반의 긍정적인 결과들이 2라운드에서 나오지 못할 경우 성적 하략이 예상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1라운드 남은 경기가 이변 없이 진행될 경우 6승 3패로 마감할 확률이 높고, 이후 2라운드에서 연속으로 만나는 디플러스 기아와 T1전마저 패배하게 되면 6승 6패 상황이 된다. 물론 이후의 경기들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겠지만, 다른 경쟁자들은 T1이나 젠지에게 승리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업셋이 쉽지 않은 점은 분명 긍정적이지 못하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진출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바텀이 다소 약하기는 해도 윌러를 중심으로 상체는 나름 잘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팀 웍이나 운영이 나쁘지 않다. 경우에 따라서는 4위권 까지도 충분히 올라갈 수 있는 저력이 있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